지난 2004년 지리산에 처음 방사된 반달가슴곰의 개체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.
개체 수가 늘어난 반달곰이 등산로에도 가끔 나타나고 있습니다.
자칫하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등산객들은 조심하셔야겠습니다.
오태인 기자입니다.
[기자]
지리산 천왕봉으로 올라가는 가장 짧은 등산로인 중산리 코스.
나무를 붙잡은 반달곰 한 마리가 등산로를 막아섭니다.
"아저씨 무서워서 도망가는 거냐?"
등산객을 마주친 것도 아랑곳하지 않는 반달곰.
나무를 타며 주변을 서성입니다.
"사람이 좀 와야 지나가지 못 지나가겠네, 무서워서."
옆 나무로 옮겨가 길을 터주는가 싶더니 곧 다시 등산객에게 접근합니다.
그 사이, 다른 등산객은 오도 가도 못하고 곰이 사라지길 기다립니다.
[조효종 / 등산객 : 곰이 대놓고 등산로를 점령하고 있더라고요. 많이 놀랐습니다. 내려오시는 분들도 옆을 쉽게 지나치지 못하니까 그냥 못 가고….]
다행히 곰 때문에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, 등산객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.
이번에 등산객과 마주친 곰은 지난해 11월 러시아에서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한 2년생 RM-62.
이 곰은 지난봄 지리산 노고단 인근 등산로에서 목격돼 이미 두 차례 포획됐습니다.
이번에는 노고단과 반대쪽 천왕봉 인근에서 목격돼 세 번째로 포획됐습니다.
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은 어린 곰이 사람을 피하는 법을 배우지 못해 등산로에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.
그래서 세 번째 잡힌 곰을 관찰하면서 다시 이주 방사를 할 것인지, 아니면 야생 적응 훈련을 더 시켜야 할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.
[문광선 / 국립공원관리공단 남부복원센터장 : 개체의 야생성이라든지 자연 적응 능력을 판단해서 이주 방사를 하거나 연구 회수 하는 등의 여러 조처를 할 예정입니다.]
지난 8월, 지리산 적응에 실패한 반달곰이 수도산에 방사되면서 사람과의 공존 문제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.
종복원기술원은 등산하다 반달가슴곰과 마주치면 사진을 찍는 것, 그리고 먹이를 주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위험한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.
YTN 오태인[otaien@ytn.co.kr]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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